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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6일 화요일

'꽃'의 발음

유튜브채널 KBSEntertain의 《개그콘서트》 코너 「불편한 진실」 (2013.05.19 방영분)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던 회사원이 퇴사한 뒤에 미녀로 변신해 같은 회사에 재입사하는 코메디 설정에서 꽃을 보고 대화하듯이 말하는 대사가 나온다.

"꽃아,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너두 나두 화이팅!"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를 비꼰 코메디는 아주 재미있다.

그런데 위 대사 중에 이 말 한 마디가 거슬린다.

'꽃아 [꼬사]'

'꽃'의 표준발음은 [꼳]이고 '꽃이', '꽃을', '꽃은'이라 쓸 때에 각각 [꼬치], [꼬츨], [꼬츤]이라고 발음한다.

'꽃아'의 표준발음은 [꼬사]가 아니라 [꼬차]가 된다.

그러나 [꼬사]를 [꼬차]로 고쳐 발음해도 여전히 어색하고 이상하게 들린다.

우리가 평소에 꽃에다가 '-아/-야'같은 조사를 붙여 부르지 않는 까닭이리라.

관객을 감정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연기란 점을 감안해 '꽃' 대신 '꽃들'이나 '장미' 같은 다른 말로 바꾸면 그제서야 대사가 훨씬 자연스러워진다.

① 꽃들아,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② 장미야,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중에서 (2019년 7월 7일 방영)

나은이 동생 건후가 사자를 구경하다가 사자굴 앞 연못물에 신발을 빠뜨렸다.

결국 신발을 되찾지 못하고 나은이가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건후가 이저버려써!"

그런데... '잃어버렸어'라고 나오는 자막을 어린 나은이는 '잊어버렸어'라고 말한다.

나은이가 누구한테 배웠는지 모르지만 표준어에서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는 구별하여 쓴다.

'잃어버리다'는 [이러버리다]라고 발음하고 다음과 같이 사용한다.

① 지갑을 잃어버렸어!

② 나라를 잃어버린 백성

반면 '잊어버리다'는 [이저버리다]라고 발음하고 다음과 같이 사용한다.

① 걔 이름을 잊어버렸어!

② 주소를 잊어버려서 편지를 못 써!


※ 네이버 사전에 나오는 '잃어버리다'의 방언(전라북도)

잃어분지다, 잊어부리다, 잊어부르다, 잊어번지다, 잃어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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