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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3일 금요일

나는 일베 조각상 파손을 환영한다

일베 조각상을  파손했다는 대학생 이야기에 통쾌한 감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사진=한겨레신문]

이유는 간단하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오뎅탕' 운운하며 비인간적으로 희롱했던 몰상식한 '일베'였다. 그 '일베'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한 개인의 예술창작의 자유로 용인될 수 있을 만큼 우리사회가 정의롭거나 민주적인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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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제주강정 해군기지,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배우 장자연,
밀양 송전탑,
세월호 침몰,
메르스 사태,
백남기 농민 등등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시민의 권리, 노동자의 권리 그리고 인권이 짓밟혀
생겨난 아픔과 상처가 우리 사회에 너무 많다.

부정하고 탐욕스런 수구세력과 재벌의 논리가 판을 치고 피해자들의 호소와 민주시민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가두는 비열한 언론권력이 우리사회에서 득세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 환경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오뎅탕' 운운하며 비인간적으로 희롱했던 몰상식한 '일베'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한 미대생이  일베를 상징하는 조각상을 만들었다. 학교는 그 조각상을 사람들이 오가며 볼 수 있는 정문에 설치했다. 중국관광객들이 조각상의 손가락 모양을 흉내내며 기념사진을 찍어댔다.

논란이 되자 조각상의 작가인 미대생은 일베에 대한 옹호도 비판도 아닌 작품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나로서는 이해가 명확하게 안되는 모호한 설명이다.  '작품의 훼손행위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조각상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일베조각상이 파손됐고 한 유명 논객이 이 문제를 거론했다. 언론권력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을 벌인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정치권력의 부패와 재벌의 불법·비리를 제대로 처벌하는 정의로운 사회라면
우리 사회가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광범위하게 보장하는 자유로운 사회라면
난 이 일베조각상 문제를 한 미대생의 예술 표현의 권리로 인정해 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남의 눈치 안보고 내 정치적 입장을 당당하게 밝히기 어려운 사회, 정치이슈를 풍자·희화화 하는 코미디언조차 고소·고발로 재갈을 물리는 사회에서 일베조각상 문제는 단순히 예술·표현의 권리로 보호받을 순 없다고 본다.

생각해 보라.

만약 어느 예술가가 박정희의 친일반민족 행위와 독재 반민주 역사를 풍자하거나 이명박의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문제를 희화화해서 비판하는 조형물을 설치한다면 과연 지금 우리 사회는 이것에 어떻게 반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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