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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에디슨 어린 시절 |
"선생님, 1+1이 왜 2가 돼요?"
어릴 적 읽었던 발명가 에디슨의 전기에는 그가 유년기에 자꾸 이런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 교사의 타박을 받던 중에 결국은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후 어른이 된 에디슨의 발명가로서 위대한 업적을 생각하면 그의 이런 질문은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약속된 개념, 기호의 집합체인 수학의 근본을 묻는, 아주 날카로운 철학적 질문이었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나는 산수 지진아였다. 국어는 척척 100점을 받으면서도 유독 산수를 어려워 해 늘 나머지 공부를 하곤 했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에 들어가고 고등학교의 '리미트(limit)'니 '시그마(∑)'니 하는 어려운 수학기호가 나오기 전까진 반평균 이상의 수학시험 점수를 받은 걸 보면 태생이 수학둔치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에디슨의 이상한(?) 질문처럼 나도 수학 근본에 대한 개념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막막하고 어렵기만 했던 거 같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선생님이 칠판에 선분을 그려 1/2이라는 분수를 가르친다.
선생님은 0과 1의 절반이 1/2라는 분수 개념을 설명하려고 선분을 그렸지만 나는 오히려 선생님이 그린 선분 실물이 정확하게 절반이 되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절반이 되지 않는 저 지점이 왜 1/2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똑똑한 에디슨처럼 질문할 줄 몰랐던 나는그냥 괴로운 '나머지 공부'를 미련하게 해야 했다.
오래 전에 테레비에서 북유럽국가의 수학교육을 인상깊게 본 적이 있다.
나무들이 많은 교실 밖 수업이었는데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여러 종류의 자를 나눠주며 주위 나무들의 둘레를 재보게 하였다. 아이들은 저마다 나무둘레를 줄자로 재보다가 주변 다른 사물의 길이에도 관심을 가졌다. 나중에는 친구나 자기 몸의 팔, 다리를 장난스럽게 재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길이, 둘레, 높이, 거리 등의 개념을 실물로 직관적으로 배운다는 게 참 신선하고 좋게 보였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100㎝=1m', 이런 식으로 센티미터, 미터, 그램, 킬로그램, 밀리리터, 리터 등 여러 수치단위를 학교에서 배우지만 막상 어른이 되었을 때 몇미터, 몇 제곱미터 등의 숫자만으로 그 실물을 머릿 속에 가늠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식과 삶이 괴리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요 며칠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국회의원의 유튜브채널 《박경미TV》를 자주 본다.
최근 박의원이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했는데,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수학교육학과 교수였던 이력과 수학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소개됐다.
나도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수학을 일상과 연결하여 풀어낸 내용이 재미있고 꽤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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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박경미TV》 中 '상상도 못한 정체, 숫자 탄생의 비밀' |
우리가 수학에 접근하는 교육방식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과 따로 노는 머릿 속의 지식, 똑똑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남는 지식이 아니라 배운 지식이 삶의 지혜가 될 수 있는 그런 공부와 교육이 되어야 한다.
▶사진 출처|
- 뉴스랜드 http://newsland.com/community/5652/content/ne-izobretai-togo-na-chto-net-sprosa-chelovek-kotoryi-pridumal-vsio/6471760
- 박경미TV https://www.youtube.com/watch?v=P5BvJXAZYK4&t=5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