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날이 풀리려나.
봄볕 같은 봄볕이 땅을 적심을 구경한다.
나무도 요 봄볕을 알고
고새 움츠렸던 꽃잎을 한껏 틔운다.
벌들도 나무들 사이로
한결 넉넉해진 꽃들을 찾아 다닌다.
그러나,
4월은 가난하다.
4월의 봄은 가난하다.
차갑고 추운 겨울이 지나서
따뜻한 봄을 고대했건만
4월의 봄은 가난하다.
사람만 힘들고 마른 것이 아니었다.
꽃들도 말라서 물기가 적고 생기가 없다.
생기가 없으니 당연히 꽃의 향기도 희미하고 약하다.
그 옛날 배고프면 진달래를 따먹었다던가?
나 어릴 적만 해도 아카시아꽃을 따먹던 기억이 있지만
이젠 그러한 여유가 나무들조차 없는가보다.
꽃을 찾는 벌들도 나무가 귀하고 꽃이 귀하다보니
앵앵거리며 모여드는 모습이 극성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의 가난함이 자연에게까지 밀려오는 것 같아 참 씁쓸하기 짝이 없다.
2011년…
4월은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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