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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7일 금요일

[자유낙서⑨] 휴대폰이 '필수'인 나라?



스마트폰 가입자수만 4천7백4십만 624명. (2017년 5월 이동전화 휴대폰 단말기 스마트폰 가입자수:미래창조과학부)

어마어마한 숫자다. 남녀노소 구별없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나만 하더라도 어제까지는 휴대전화기가 없는 상태로 수 년을 살았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마치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1인 1대씩 휴대폰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세상처럼 움직인다.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휴대전화번호를 묻는다. 대출정보를 휴대폰 문자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진료를 가면 역시 휴대전화번호를 묻는다. 예약 등의 진료정보를 휴대폰 문자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대한민국의 사이트에 회원가입 · 댓글작성을 하거나 시청 등 공공기관 게시판에 질문 · 민원을 올릴 때에는 휴대전화번호가 필수인증수단으로 이용된다.

집을 새로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서 부동산 거래를 하는 때에도 이동중 잦은 연락을 취하거나 계약금 등을 입금하고 확인하는 메세지를 휴대전화로 주고받는다.

이렇게 휴대전화가 사회관계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쓰여지다 보니 나로서는 전화기가 없어서 용무를 보는 데 낭패를 보거나 괜스레 머쓱해지는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리 4천만이 넘는 이동전화 가입자시대라고 하더라도 나처럼 경제사정을 이유로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들도 여전히 적지 않을 것이다.

휴대전화가 무슨 '의무교육'처럼 국가에서 평등하게 보급해 주는 물건이 아니다. 사회구성원 전체를 배려하고 고려하는 한국사회의 제도와 문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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