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목록

2018년 12월 27일 목요일

내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라면?



우리사회가 떠안은 시대적 과제는 '적폐청산'이라고 생각한다.

촛불민심의 기대를 받고 탄생한 민주정부라면 과감하고 화끈한 청산작업과 개혁정책을 펴야 한다. 사회의 정의를 세우고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삶을 미래세대에게 가르치는 방향으로 우리사회를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 영 시덥잖다.

이런 식이라면 문재인정부의 가장 가시적 성과인 남북화해·평화무드조차 대한민국의 낡고 부패한 수구·기득권 세력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하거나 그들의 배를 불려주는 새로운 이권사업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던가?

용기없고 무능한 인사들을 정부의 각료 자리에서 내쫓고, 개혁의지를 가진 강단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다음은 내가 상상한 정부의 개혁·청산과제와 추천인사다.

I. 적폐청산과제

사회 안에 더러운 똥이 차고 넘친다. 허나, 부패한 기득권층의 힘이 여전하다고 본다면 일거에 청산할 수 없다. 가장 크고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우리사회에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시그널(signal)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이명박·박근혜정권의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한다.

일명 '사자방'으로 불리는 이명박의 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비리와 박근혜 정권 시절 세월호사건, '최순실게이트'로 통칭할 수 있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이재용의 삼성불법승계 (재벌의 정치비자금 포함) 그리고 양승태의 사법농단, 군 기무사의 군사반란계획을 수사한다.

동시에 이명박과 박근혜·최순실의 국내외 차명재산과 은닉재산을 찾고 그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① 법무부 장관 → 예) 이정희 (前 통합진보당 대표)

이정희 前 통합진보당 대표

18대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는 겁니다"란 발언을 하며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이정희 前 통합진보당 대표. 적폐청산의 과제를 수행할 주력기관의 수장이 되려면 그가 2012년 대선 토론에서 보여준 정도의 깡다구와 전투력은 가져야 한다.

비(非)검사출신인데다 2014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의 피해 당사자로서 권력의 부당한 횡포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운지 처절하게 잘 이해하고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있다.

② 검찰총장 → 예)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서울지검장

소신과 기개를 가진 강직한 검사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적폐청산 수사·지휘를 맡길만 하다.

'국정원 18대 대통령선거 불법개입' 수사팀과 2016년말 출범한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을 지냈다. 한 신문 논평에서 소개한, 2006년 대검중앙수사부 검사 때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불구속 기류에 반발한 후배 검사가 사표를 꺼내놓자 자신의 이름만 적은 백지사표를 건네줬다는 일화는 그가 어떤 부류의 검사인지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II. 재벌해체와 경제개혁

경제정책의 방향은 조세정의와 복지강화·소득재분배를 통한 빈부양극화 해소에 둔다.

재벌의 정경유착비리를 근절하고 부동산과 주택정책을 혁신하며 시장에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엄히 하여 경제정의를 실현한다.

① 기획재정부 장관·청와대 정책실장·공정거래위원장·국토교통부 장관 → 예) 정태인, 이정우, 이완배, 선대인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 이정우 교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이완배 민중의소리 기자 (왼쪽부터)

- 정태인

개혁적이고 진보적 입장의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연구소의 이름 '칼 폴라니  (Karl Polanyi, 1886~1964; 헝가리 출신의 경제철학자)'가 그의 경제학적 입장을 대변해 준다고 말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 등을 지냈다.

- 이정우

참여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을 지내면서 정태인 소장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초기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진보적 경제학자로 거론된다.

- 선대인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 '황금선박' 등에서 부동산시장의 거품경기를 경고하는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꾸준하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조세정의를 외치는 시민모임 '세금혁명당' 대표와 '이순신프로젝트'로 유명한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 이완배

팟캐스트 『김용민브리핑』 '경제의 속살' 코너로 유명한 경제부 기자다. '경제의 속살' 코너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뉴스나 한국사회의 경제이슈를 민중의 시각에서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데, 그 속에 한국경제의 역사적 통찰, 재벌횡포에 대한 분노,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 그리고 평등한 미래사회를 바라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다.

만약 그가 공정거래위원장 같은 자리에 앉는다면 평소 팟캐스트에서 농담조로 얘기했던 재벌을 수초만에 무릎 꿇리는 일이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질지도 모른다.

② 금융위원회 위원장 → 예) 주진형 前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주진형 前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이 제작한 팟캐스트 『경제, 알아야 바꾼다』에 출연해 자신의 깐깐한 경제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최순실게이트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나라 재벌들은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다'는 등의 거침없는 비판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 재직 시절에는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냈다가 이 때문에 내부압력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물이 금융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었다면 회계사기 범죄를 저지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 거래를 재개하는 미친 짓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③ 국세청장 → 예) 안원구 前 대구 지방국세청장

안원구 前 대구 지방국세청장 / '플랜다스의 계' 대표

'플랜다스의 계'를 주도하면서 다스의 주식을 매입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주 의혹을 밝히자는 운동을 벌였다. 주진우 기자 등과 함께 박근혜·최순실 해외은닉재산을 추적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현재 한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자가 조성한 부정한 재산을 되찾을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도 있다. (☞ 유지만, [인터뷰] ‘플랜다스의 계’ 주도하는 안원구 前 대구지방국세청장 《시사저널》 1501호, 2018.07.25)

국세청 수장으로서 적폐청산 수사과정에서 불법은닉재산을 찾아내고 조세정의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④ 노동부 장관 → 예) 한상균 前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 前 민주노총 위원장

2017년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내각을 구성할 때 가장 먼저 장관을 지명하고 싶은 부처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노동부 장관이 제일 중요하다'며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면해 노동부장관으로 발탁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시장의 이 대답에 나도 한 표를 던진다.

재벌과 기업의 횡포로부터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확실히 지켜낼 인물로 생각한다.

III. 국방개혁, 언론개혁 그리고 기타

최강욱 변호사/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김광진 前 국회의원, 김용민 PD/시사평론가
장하나 前 국회의원/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이선옥 르뽀작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왼쪽 위부터)


① 국방부 장관 → 예) 최강욱 변호사 or 김광진 前 국회의원

- 최강욱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로서 군검찰 시절에 부대예산·공금횡령 수사를 담당해 창군 이래 최초로 현직 대장을 구속·기소하고 장성진급비리 수사에서는 육군참모총장의 사의표명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팟캐스트 『전국구』에서 해박한 지식과 쉽고 간결한 언어로 촌철살인의 달변을 자랑했다. 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작한 팟캐스트 『검찰, 알아야 바꾼다』에 출연해 검찰의 생리와 구조적 문제들을 낱낱이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고정패널로서 언론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언행에서 드러나는 강직하고 단호한 면모가 '국군기무사 군사반란계획' 진상을 밝히고 군의 기강을 바로잡아 개혁하는 일에 적합하다 하겠다.

- 김광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로서 19대 국회의원이 된 인물이다. 군 수통 전면교체 예산을 받아내는 등 국회 국방위 활동이 두드러진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남 동부지부 사무국장을 지낸 이력도 있는데, 2012년 국정감사에서 '백선엽' 뮤지컬 예산의 부당함을 지적하다가 '민족반역자' 발언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족반역자'를 '민족반역자'라 부르지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

그가 국회 국방위에서 보여준 유능함이라면 방위산업과 군납비리, 군의문사 진상조사, 일반사병의 복지문제 등 국방개혁작업에서도 장관으로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②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예) 김용민 PD

김용민 PD는 방송진행자·팟캐스트 제작자이자 시사평론가다. 『나는꼼수다』, 『김용민브리핑』, 『맘마이스』, 『나는꼽사리다』, 『쇼 개불릭』, 『관훈나이트 / 관훈라이트)』 등에서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그의 창의적 발상과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유쾌하고 통쾌한 풍자·비판의 시선을 보여준다.

평소 방송통신위원회의 과단성 있는 개혁의지를 아쉬워하던 그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오보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종편을 폐지하고 방송 컨텐츠의 자율성을 확장하면 우리의 미디어환경과 언론·방송문화는 어떻게 달라질까?

③ 여성가족부 장관 → 예) 장하나 前 의원 or 이선옥 작가

탁현민 행정관 사퇴를 주장하던 정현백 전 장관부터 지금 진선미 장관 시절까지 여성가족부의 행태가 영 탐탁치 않다. 여성가족부의 존재이유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굳이 여성가족부의 필요성이 존재한다면 향후에 행정조직 개편의 기회를 이용하여 여성 범주를 넘어선 가정·사회의 개념을 도입하고 인권·복지 분야를 통합한 가령, 사회복지부 정도의 이름을 가진 조직으로 재편성하면 어떨까?

- 장하나

김광진과 함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에 앞장서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대표발의 등의 의정활동을 했다.

2012년 청년비례대표가 되었을 때에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 대책위' 사무처장이었다.

김용민 PD가 제작한 팟캐스트 『맘마이스』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정치에서 민중의 주인의식과 자발적 행동을 촉구하는 이른바 '당사자정치'를 강조했다.

올해 이슈화된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예전부터 꾸준하게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도 일하고 있다.

- 이선옥

주로 노동문제를 다루는 르뽀작가로 알려져 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작가'라는 이름의 허영을 경계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기록노동자'로 규정하였다.

김용민 PD가 제작하는 유튜브 방송 『우먼스플레인』에서 남녀혐오갈등과 페미니즘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기서 페미니즘의 편협한 이념논리와 폭력성, 진보언론의 선정적이고 편향된 보도태도를 비판한다. 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의 정치행태와 최근 국회에서 법률로 통과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지닌 문제점을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다.

④ 문화체육부 장관 → 예)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아무렇게 늘어뜨린 것 같은 긴 머리와 제멋대로 자란 것 같은 수염, 외모부터 평범하지 않고 스스로 '잡놈'이라고 정의하는 김어준을 나는 '주체적 인간', '독립적 인간', '지식인', '철학자', '자유', '파격' 같은 말로 표현하고 싶다.

그가 공개적으로 '나는 이명박이 싫다'고 대놓고 말하거나 '가카헌정방송'이란 팟캐스트로 살아있는 권력을 까고,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영화제작을 시민모금으로 뚝딱 뚝딱 세 편이나 만들고, 정치인과 사회 엘리트층의 권위를 희화화하며, 개그우먼을 기자로 깜짝발탁하거나 인터뷰에서 갑자기 외교부장관에게 서양의 뺨키스를 청하는 일 따위의 것들이 모두 그가 가진 이런 속성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만약 김어준 같은 인물이 문화체육부 장관이 된다면 유능하고 역량있는 지성의 힘이 제도권에 많이 유입되고 자유와 파격의 문화·예술이 넘치는 우리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86096.html
-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420500066
- SBS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203825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707231654001
- 일요경제 http://www.ilyo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221
- 민중의 소리 http://www.vop.co.kr/A00001182360.html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imagepressian/detail.html?no=135882
- 시사저널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76546
- 매일노동뉴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657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
- 사건in http://sagunin.com/13756
-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9081828129577
- PD저널 http://m.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2069
- 한겨레글터 http://pen.hanter21.co.kr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무서운 시간 .4] 가난한 사회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의 실제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 (2012)》

가난한 사회다.

힘을 가진 자들의 탐욕과 횡포가 사회를 어지럽히고 썩게 만들지만,
이를 꾸짖는 고매한 선비의 일성(一聲)이 없다.

황우석 사건 때도 그랬다.
우리사회 최고 엘리트를 키운다는 서울대는 동조하거나 침묵하거나
시류에 등떠밀려 처신했을 뿐이다.

남녀혐오논쟁 때도 그랬다.
언론은 이름 있는 논객들의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언쟁만 소모했고
진보정치를 자임하는 원내정당 정의당은 갈팡질팡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주류사회를 갈아엎고
유능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권력을 가져야 하는데...

과연...우리 사회에 그런 기운과 복(福)이 남아있을까...?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딨어요? 사기꾼 빼고."

이 일갈이 여전히 유효한 2018년 11월의 한국사회다.

2018년 11월 18일 일요일

[무서운 시간 .3] 꼭... 승리하라!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를 축복하길!

사악한 것들,

탐욕적인 것들,

더러운 것들이 모두

뿌리채 뽑혀 밝은 태양 아래 온전히 드러나길!

우리가 이기길!

부수어 박살내길!

민중의 상식이,

인민의 양심이 이 땅에 꽃피우길!

2018년 7월 22일 일요일

[무서운시간 .2] 한국사회의 운명


누군가 그랬다지? '참 불행한(불운한) 민족!'이라고...
결국 성냥개비만큼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그냥 사그라지고 다시 잔인하고 고통스런 비극의 역사가 반복될까봐 슬프다.

지금껏 질곡의 현대사를 걸어온 한국사회에서 '마징가Z'는 아니어도 최소한 짝퉁 마징가 '태권V'라도 탄생하면 좋으련만....

#촛불혁명 #적폐청산 #민주주의 #국민기본소득제

2018년 6월 16일 토요일

[무서운시간 .1] 경기지사 이재명 당선인을 까는 '위험한' 언론



이재명 도지사에 관한 미디어오늘 기사를 하나 읽고 몇자 소감을 적어본다. 미디어오늘의 '김도연'이란 기자가 쓴 『경기지사 이재명 당선인의 위험한 언론관』(2018년 6월 15일자 기사)이란 제목의 글이다.

우선 기사를 본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놀랍다'는 거다. 이게 내가 평소 신뢰감을 갖고 자주 보는 『미디어오늘』의 기사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실망스런 기사였다.

기사의 내용은 제목에서 보듯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언론관이 위험하다'는 거다.

그러나 기사를 읽은 내 생각은 김도연 기자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 이재명 지사의 당선인터뷰를 두고 당황하고 뒷맛이 씁쓸했을 언론이 그 '분풀이(?)' ---기사 본문에는 “분풀이할 정도로 감정통제를 못하면 정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지사의 과거 멘트까지 인용해가며 이지사의 언론관을 문제삼고 있다.(필자 주)---를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오히려 그런 언론의 태도가 더 위험해 보인다.

성향을 가리지 않고 삼성 장충기에게 굽신대는 문자를 보낸 언론의 민낯이 세상에 까발려진 뒤라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 모른다.

기사의 내용이 '비판'이라기 보다는 감정의 앙금이 남은 '비난'조의 글로 읽힌다.---김도연 기자는 기사에서, 이지사의 과거 'TV조선 폐간'언급을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의 문제와 연결하거나 박근혜 정권 때 이정현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보도개입과 관련지어 이지사의 언론관을 문제시하고 있다. (필자 주)---

김기자와 많은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비판하는 이지사의 당선자 인터뷰 문제점은 '언론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하고 인터뷰를 중단해버린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김도연 기자는 이와 관련해 '언론이 불편함을 줬다고 해도 정치인은 공적 가치(?)가 있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기사에서 쓰고 있다. (필자 주)---

하지만 이지사의 소위 '인터뷰 논란(?)'이후 MBC와 JTBC의 행태는 어떠한가? MBC는 오마이TV나 SBS의 비디오머그에서 보도한 '이지사의 인터뷰 앞뒤 정황'영상은 쏙 빼놓고 '아무리 곤란한 질문이라지만' '태도논란' 운운하며 이지사의 태도를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JTBC도 '민감질문' '짜증' '태도논란' 운운하며 자사 아나운서가 이지사에게 던진 질문의 의도를 정당화하는 뉴스영상을 역시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YOUTUBE채널: MBCNEWS 『[선택2018, 판세톡톡] 아무리 질문이 곤란했어도...이재명 논란의 인터뷰』 / YOUTUBE채널: JTBC news 『'민감 질문'에 '짜증 답변'…이재명 인터뷰 태도 논란』 (필자 주)---

근본적으로는 이지사를 비판(?)하는 언론이 지적하는 '인터뷰논란'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처음이 아니란 점을 지적하고 싶다.
과거 '이해찬 민주통합당 당대표의 인터뷰 논란(?)'이 먼저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인터넷으로 기사검색을 해보니 2012년 6월 6일자 중앙일보 기사가 나온다. YTN 『김갑수의 출발새아침』이란 라디오인터뷰에서 이대표가 진행자 김갑수씨와 인터뷰 도중 사전질문지와 다른 질문에 생방송 도중 전화를 끊어버린 일이다. (필자 주)---

그런 과거 사실을 상기해 보면 지금 이지사의 인터뷰 태도를 마치 언론은 처음 경험한 일인양 아주 중차대한 사건처럼 다루는 모습은 내가 보기에 지나친 호들갑에 가깝다.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분위기에 휩쓸려 이제는 이슈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나 검찰의 강원랜드 수사문제, 자원외교같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각종 권력비리, 서지현 검사로 대변되는 미투와 한국성평등 문제에 대한 생산적 의제 개발보다 이재명 지사의 당선인터뷰가 언론에겐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돼버린 것 같아 그 모습이 씁쓸하기 그지 없다. -끝-

☞ 중앙일보 기사:『'버럭' 이해찬, 생방송 사고 내놓고 3시간 뒤…』

#이재명 #MBC인터뷰 #JTBC인터뷰 #이해찬 #김갑수 #YTN라디오인터뷰 #언론 #정론직필

2018년 2월 23일 금요일

[자유낙서⑫] 안돼! 너를 지켜!


폭발해 버릴 것 같다.

차라리 죽어버린다면 그나마 낫다.
죽지도 못하고
지금보다 더 비참한 꼴로
괴로운 목숨을 이어간다면
눈 뜨고 못 볼 비극이다.

안돼! 너를 지켜!
네가 왜 상처받고 망가져야 하니?
정신차려!
쥐뿔도 없는 거지인생…
굴레도 쓰고 차꼬도 찼지만
목숨 붙은 한
이 악물고 너를 지켜 '꽃거지'라도 살자!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자유낙서⑪] 제발 내 남은 인생에서 꺼져주라!


50년 가까이 산 내 삶이란 게 여전히 비루하기 짝이 없다.
아침부터 팔십 먹은 모친이랑 사소한 말다툼을 벌였다.

욕실에서 모친이 머리를 감고 있었다.
냄비에 물을 데웠는지 주방에 있어야 할 냄비가 욕실에 들어와 있다.
그리고 냄비뚜껑이 평소 청소도 자주 안하는 좌변기에 버젓이 엎어져 있다.
위생관념 제로의 그 꼬락서니를 목격하자 그동안 은근히 쌓여왔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폭발하려 한다.
'변기에 음식담는 그릇을 올려놓으면 어떡하냐', '온수가 나오는데 굳이 물을 데울 이유가 뭐냐'는 잔소리가 볼멘 목소리로 터져 나온다.
늙은 모친의 반항도 만만찮다.
내 입바른 소리에 사과 한 마디면 될 일을 그게 뭔 대수냐는 식으로 뻗댄다.
모친의 태도가 못마땅해 한소리 더했더니 '왜 나만 갖고 잔소리냐'고 응대한다.
다툼은 대충 그런 식으로 유야무야 끝났다.

속에선 풀리지 않은 불편한 심정이 앙금으로 남았다.
팔십 노인네와 말싸움하는 내 꼴이 한심하다.
'기껏 이 정도 분량 밖에 안되는 사람인가' 싶어 쪽팔리기도 하다.

탈출하고 싶다!
이 너절하고 지긋지긋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

"님들아! 제발 내 남은 인생에서 꺼져줄래?"

추천 게시글

영화 《광해》:이병헌이 보여준 정치리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를 다시 보면서 지금 우리 사회를 저런 정치리더가 이끌고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월이의 슬픈 가족사연을 듣는 하선 사월 : 소인의 아비는 산골 소작농이었사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