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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9일 목요일

《경제의속살》(19.09.09~09.11):정의에 목마른 한국사회

2019년 9월 16일 유튜브채널 《김용민TV》에 김용민PD가 진행하고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가 출연하는 《경제의속살》 주간종합편 (2019.09.09~2019.09.11)이 올라왔다.

이번 종합편에서는 행동경제학의 다양한 '공공재게임'실험과 그리스 경제학자이자 재무장관이었던 야니스 바루파키스(Γιάνης Βαρουφάκης)의 책 《작은 자본론》, 조국 법무부장관의 인사청문회 발언과 반공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행동경제학의 공공재게임 모형과 무임승차 구조

이완배 : 공공재게임은 무임승차를 연구할 때 많이 다루는 이론인데요,  살다보면 꼭 남들은 다 열심히 하는데 아무 기여도 안하다가 얍실하게 성과만 쏙 빼먹는 자들이 있죠. 이걸 무임승차라고 부릅니다. 공공재게임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모르는 사람 다섯 명을 모아놓고 각각 만 원씩 공돈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한테 '당신 지금 받은 공돈 만 원 중에 일부를 떼서 공공금고에 기부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근데 이 게임의 묘미는 기부를 하면 돈이 불어서 간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공돈으로 받은 만 원 중에 오천 원을 공공금고에 기부하겠다고 하면 그 돈은 오천원이 아니고 두 배인 일만 원으로 불어서 공공금고에 저장이 되는 거죠. 그리고 게임진행자는 나중에 공공금고에 모인 돈을 다 거둬서 누가 얼마를 기부했건 상관없이 다섯 명에게 정확히 오분의 일씩 나눠줍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이 게임에서 제일 좋을 거 같은 방법은 다섯 명이 전부 다 만 원을 깔끔하게 공공금고에 맡기는 거죠. 이러면 다섯 명이 맡긴 돈은 오만 원이지만 공공금고에 맡긴 돈이 갑절로 불기 때문에 저장된 돈은 십만 원이 됩니다. 그리고 이 십만 원을 다시 다섯 명에게 똑같이 나눠주기 때문에 일인당 이만 원씩을 챙길 수 있습니다. 요 모형은 서로 믿고 협력하면 훨씬 큰 소득을 얻는 그런 모형입니다.

근데 이 게임을 해보면 꼭 얍실이가 등장을 해요. 공공금고에 자기는 한 푼도 안 내고 그 만 원을 탁 챙겨 넣습니다. 그리고 기다리죠. 만약에 나머지 네 명이 다 착한 사람이어서 만 원을 다 기부를 하면 이제 팔만 원으로 불어서 공공금고에 들어가 있겠죠. 그리고 그 팔만 원을 다시 다섯 명에게 똑같이 나눠주니까 일인당 팔만 원의 오분의 일 즉 만 육천 원씩 돌아옵니다. 이러면 애초에 만 원을 안내고 버틴 그 얍실이는 자기 돈 만 원도 챙기고 공공금고에 남들이 헌신적으로 기부한 성과 중에 오분의 일을 또 챙겨갑니다. 총 이만 육천 원을 가져가죠. 그니까 자기도 기부했으면 이만 원만 가져갔을 텐데 얍실이 짓을 해서 총액 이만 육천 원을 가져갑니다. 요런 얍실이들이 바로 사회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고 공공의 성과를 가로채는 무임승차자들인 겁니다. 우선 여기서 하나 확인해 볼 건 실제 이 게임을 해 보면 만 원을 흔쾌히 다 내는 사람도 있고요, 한 푼도 안내는 얍실이도 있습니다. 그니까 인간은 이기적인 놈들도 있고 테레사 수녀님 같은 분도 있는 거죠. 그런데 이 여러 사람들의 평균을 내보면 얼추 한 50% 정도를 기부하는 걸로 나옵니다. 평균이 그래요. 그니까 사람들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을 믿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평균 50% 정도를 낸다는 겁니다. 근데 웃긴 게 이 실험을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유난히 기부를 안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자인 제럴드 마웰이라는 뉴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981년에 이 실험을 위스콘신 주립대학교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적이 있어요. 위스콘신대학은 미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대학교죠. 미국에서 최고 대학들을 아이비리그라고 부르는데, 뭐 다트머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뭐 이런 대학들인데요. 얘들은 다 사립대학이거든요. 그래서 공립대학 중에 아이비리그에 필적할 만한 명문을 퍼블릭 아이비, 그니까 공립 아이비라고 부릅니다. 위스콘신이 여기에 포함된 명문대학교입니다. 근데 마웰 교수는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명문대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한 거죠. 그랬더니 이 자식들이... 공공금고에 기부금이 평균 20%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일반인들은 50%나 내는데요.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한 놈들일수록 출세에 가까운 놈들일수록 돈을 더 안내고 얍실이 짓을 더 많이 한다는 거죠.

한국현대사에서 수많은 민중들의 투쟁이 있었잖습니까? 그리고 그 민중들의 투쟁은 공공의 이익, 공공의 선을 위한 투쟁이었죠. 우리가 그 추운 겨울에 촛불집회를 나간 건 나한테 뭐가 생겨서가 아니었잖아요. 이게 바로 공공금고에 기부하는 민중들의 협동정신 같은 겁니다. 투쟁을 통해서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이승만을 무너뜨리고 박정희·전두환을 쫓아내면 한국사회가 민주화가 되고 공공의 이익이 커져서 구성원들이 두 배 이상 행복해지는 거죠. 어떤 이들은 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공과 협동의 투쟁에 아무런 기여도 안하고 그 동안 자기 이익만 막 챙기다가 나중에 투쟁을 통해서 세상이 발전하면 그 이익만 쏙 빼먹는 개떡같은 무임승차자들이 한국사회에 있습니다. 여러 명... 여러 분야가 있는데 저는 대표적인 직종으로 검사들을 꼽습니다.

김용민 : 검사...

이완배 : 네... 청취자 여러분 혹시 검사들이 무슨 투쟁에 참여했다는 얘기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김용민 : 뭐, 지들 밥그릇 위협 받으면은 그때 뭐 전국... 검사회의 그런 거는 하드만요, 보니까...

이완배 : 그니까 자기 밥그릇 빼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요... 촛불집회 때, 4·19 혁명 때 이럴 때 검사들 나왔다는 얘기 못 들어봤잖아요.

김용민 : 개별판사들이 그런데 동참하거나 그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경우... 뭐 서지현 검사라든지, 임은정 검사라든지 그런 분들은 종종 봤죠, 사실은...

이완배 : 네, 그러면 아주 일부분을 제외하고 촛불 집회나 이런 것에 검사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건 못 보죠?

김용민 : 아이휴... 뭐 그런 건 기대도 안 하고...

이완배 : 그렇죠? 이게 만약에 공무원이라서 못했다... 진짜 까는 소립니다. 공무원은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까?

김용민 : 그렇습니다.

이완배 : 그러니까 이 자들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라는 공공 공과(?)에 역사적으로 땡전 한 푼 기여한 바가 없는 집단입니다. 그리고 지들은 남들이 목숨 바쳐 투쟁할 때 법전 열라 외워서 출세길을 찾은 사람들이죠. 이게 공돈 만 원 받으면 일단 호주머니에 꽁쳐두는 겁니다. 그리고 공공금고에 사람들이 협동을 통해서 돈이 모였을 때 그걸 나눠 받을 때에는 그 혜택은 다 받아가죠. 근데 민주화의 성과는 검사들도 똑같이 누리잖아요. 참여정부 때 대통령과 검사들이 공개대화를 한 적이 있었죠. 검사들이 대통령한테 할 말 못할 말 막 쏘아붙이고 난리였지 않습니까? 저는 검사들이 대통령 앞에서 할 말 못할 말 다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대통령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한테도 패기있게 할 이야기는 해야죠. 근데 제가 화가 나는 건 그 검사들... 박정희나 전두환 때 대통령한테 그렇게 이야기 했으면 그 자리에서 죽었어요, 진짜로요...

김용민 : 그렇죠...

----- 중 략 -----

이완배 : 자,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보겠습니다. 얍실이가 얄밉다로 끝나면 다행인데요, 이게 얄미운 차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공재게임을 한 판이 아니라 여러 판을 지속을 해보면, 얍실이... 무임승차자들이 나타나는 순간 게임이 반복될수록 공동체가 와해가 돼버립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선의로 공공금고에 기부했던 사람들이 첫판에 얍실이가 성과를 착 챙겨가는 걸 보고 열 받잖아요? '아이, 그럼 나도 내 잇속이나 챙겨야 되겠다' 생각하고 기부를 점차 줄여나갑니다. 그래서 실제로 공공재게임을 여러 번 해보면 얍실이가 존재할때 게임을 계속할수록 공공금고에 쌓이는 돈이 확확확 줄어갑니다. 그러면 이걸 막아야되죠? 왜냐하면 공공재 게임은 서로 협동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게임이니까요.

그래서 행동경제학자인 에른스트 페르라는 스위스 취리히대학 교수가 새로운 실험에 나섭니다. 자, 공공재 게임을 하는데 돈을 지불한 양심있는 사람들한테 얍실이를 처벌할 권리를 주는 겁니다. 자기 돈 일 달러를 내면 무임승차한 얍실이로부터 삼 달러를 뺏어올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물론 인간이 이기적 존재라면 이런 짓을 안 하겠죠. 왜냐하면 처벌을 하는데 내 돈이 들어가잖아요. 아깝게 내 돈을 왜 쓰겠습니까? 근데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내 돈 일 달러를 내고 처벌에 가담합니다.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내가 일 달러 손해를 입어도 저런 얍실이들을 벌을 줘야 돼' 라는 정의감이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 실험을 해보면 이런 처벌시스템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죠. 정의로운 시민들의 정의로운 처벌이 시작되는 순간 무임승차하던 얍실이들이 금고에 기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야 돈을 안뺏기니까요. 그리고 자기도 공공의 이익을 챙기니까요.

자, 여기서 한단계만 더 나가 보겠습니다. 이 실험결과를 들은 행동경제학자 베네딕트 헤르만이라는... 노팅엄대학교 교순데요. 새로운 실험에 나섭니다. 자 , 조금 전에 에른스트 페르 교수의 공공재실험에 따르면 얍실이를 응징하는 처벌 권한을 대중들에게 부여하면 확실히 얍실이는 줄어들어요. 근데 '이게 과연 전인류적으로 다 그럴까'가 헤르만 교수의 궁금증입니다. '혹시 문화에 따라서 차이가 조금 다르지 않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헤르만 교수는 이 공공재게임을 전세계 주요 도시 16곳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 따로 해봅니다. 그러니까 이 16개 도시는 아무렇게나 뽑은 도시가 아니구요, 아시아 문화, 아랍 문화, 영어권 문화, 동유럽, 독일어권, 북유럽, 남유럽 이런 식으로 전지구에서 각 문화권을 대표하는 도시들을 뽑은 겁니다. 여기 주목할 점은 서울도 실험대상에 들어가요. 그래서 서울은 중국 청도와 함께 아시아권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로 실험대상이 됐습니다.

게임은 똑같애요. 각 도시 참가자들에게 처음에는 20달러를 주고 얼마를 공공금고에 넣으시겠어요, 뭐 이런 걸 물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열 판을 해요. 두번째 판부터는 구성원들이 앞 판에서 얍실이 짓을 한 놈에게 응징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일 달러를 내고 얍실이 삼 달러를 뺏어올 수 있게 하는 거죠. 이 결과가 진짜 재밌습니다.

우선 북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로 덴마크 코펜하겐이 뽑혔는데요. 덴마크 시민들은 첫 판부터 공공금고에 돈을 무지하게 많이 내요. 그니까 20달러를 받은 것 중에 공공금고에 내는 돈이 평균 16달러나 됩니다. 이 전세계 평균이 절반이거든요. 근데 이 코펜하겐 사람들은 75%, 76%를 공공금고에 맡기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문화가 공동체의식이 너무 뛰어난 거죠. 협동하는 게 습관화가 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두번째 판부터 처벌권을 줘두요, 이 금액이 크게 변하지 않아요. 계속 16달러에서 18달러 사이를 계속 왔다갔다 합니다. 그니까 이 나라 사람들은 처벌권이 있던 말던 애초부터 끝판까지 일관되게 협력을 하구요. 무임승차 자체가 많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요 문화가 독일권 문화 중에 스위스 취리히나 상트갈렌 같은 도시에서도 비슷해요. 처음 시작부터 기부금이 15달러가, 평균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가 쭉 유지가 돼죠.

자, 그런데 서울은요... 이게 궁금하시죠? 1회차 게임에서 기부금이 절반인 10달러에 못 미칩니다. 요건 16개 도시 중에 하위권입니다. 10위쯤 해요. 우리나라의 협동정신이 16개 도시 중 뒤에 쳐져있다는 얘기고 얍실이나 무임승차들도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얍실이들을 응징하는 두번째 판부터 기부액이 갑자기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니까 얍실이 짓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음 판부터 일제히 응징에 나서는 겁니다. '내 돈 일 달러 기꺼이 낼 테니까 저 얍실이 죽여버려' 라는 문화가 서울이 굉장히 강하게 나옵니다. 그니까 한국 사람들이 정의감이 강한 겁니다. 그래서 응징을 당항 얍실이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얍실이 짓을 그만 둬요. 집단폭행을 당하잖아요. 계속 3달러씩 뺏기니까요. 그래서 공공금고에 기부하는 것에 동참을 합니다. 이러면 판을 거듭할수록 기부금이 쭉 늘어납니다. 그래서 마지막 열 판 때 서울의 기부금 액수가 20달러 중에 무려 18달러까지 올라갑니다. 16개 도시 중 몇 위일 거 같습니까? 놀랍게도 일등입니다. 근데 열 판째 우리가 16개 도시 중에 제일 기부를 많이 하는 협동의 도시가 됩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무임승차자들을 처벌할 권한이 공동체에게 주어지면 얍실이는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 효과의 크기는 문화권마다 조금씩 달라요. 북유럽처럼 애초부터 협동이 잘되는 사회에서는 처벌을 하건 말건 늘 그냥 평균적으로 협동이 잘됩니다. 근데 우리나라처럼 얍실이들이 판을 치는 나라에서는 처벌권이 굉장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얍실이를 벌할 제도만 있으면 정의로운 사람들이 대거 내 손해를 감수하고 그 얍실이들을 처벌하는데 동참을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16개국 중에 10위였던 협동 순위가 처벌을 계속 강화하면서 나중에는 1위까지 올라갑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얍실이도 많지만 정의를 열망하는 사람도 무지하게 많다는 거죠. 아닌 나라도 있습니다. 그리이스 같은 경우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협동이 되게 안돼요. 하위권입니다. 그런데 보복권을 줘두요, 나중에 끝에 가보면 여전히 하위권이에요. 그니까 사람들이 보복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보복을 하면 보복을 당한 사람이 또 열받는다고 보복을 하고 이래서, 그냥 사회가 약간 개판이 돼버리는 겁니다, 여기는. 그니까 한국은 시작은 미천하지만, 협동 부분에서요... 일단 보복권만 주어지면 정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대거 참가해서 굉장히 역동적인 도시가 되는 기질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에게요.

그래서 저는... 무소불위의 사법권력인데요, 지금. 이 무소불위의 사법권력을 처벌하는... 민중들이 처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하 략 -----


▶이미지 출처|
- ETHZ.CH (이미지 원본은 plektix.fieldofscience.com/2011/04 /freedom‐and‐public‐goods.html)
https://ethz.ch/content/dam/ethz/special-interest/gess/chair-of-sociology-dam/documents/icsd2013/17_3_przepiorka.pdf



2019년 9월 14일 토요일

노래《대답없는 사회》

YouTube|김의성 주진우 스트레이트 64회-추적 일본이 원한 군사기밀 아베 외교의 두 얼굴 / 추적 한화에서 생긴 일 (2019.09.09 방영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64화에서는 일본 아베정권이 연장을 원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일명, GSOMIA)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舊 삼성테크윈)의 노조탄압, 편법경영승계 의혹을 다뤘다.

그런데 프로그램 끝부분에 나오는 노래 가사가 방송중 끈질긴 취재활동을 보이는 스트레이트 기자들의 모습과 겹치면서 인상적으로 들린다.

귀에 들리는 대로 노래가사 한 구절을 인터넷 검색해보니 《대답없는 사회》 라는 제목의 노래가 나온다.

노랫말 검색으로 노출된 글 가운데 하나를 클릭해 보았다.

작년말에 쓰인 칼럼인데, 노래 《대답없는 사회》를 이렇게 음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던 故 김용균 씨. ⓒ기타

참담하고 막막하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했다고 세상의 모든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최소한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는 기미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공언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사법농단 혐의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영장이 기각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 빼고 두 당끼리 예산안 합의하는 현실은 긍정적인 변화와 희망을 확신하기 어렵게 만든다. 먼저 이야기했던 노래들을 들으며 고민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계속 이어지는 세상. 이럴 때 노래를 듣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을 담은 노래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대답 없는 사회’이다.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추운 날씨에도 대답을 들으러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험한 날씨에도 질문을 던지러

누가 그랬나? 질문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뭐든지 물어보라고
질문이 끝나고 나면 침묵이 흐르고
저 사람 누군지부터 물어보는군

대답을 못 들은 발표자가 원고를 집어넣네
수고하셨다는 박수를 받으며
대답을 못 들은 학생들이 조용히 책을 덮네
자신의 질문들에 의문을 던지며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더운 날씨에도 대답을 들으러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험한 날씨에도 질문을 던지러

누가 그랬나? 질문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뭐든지 물어보라고
질문이 끝나고 나면 침묵이 흐르고
저 사람 누군지부터 물어보는군

위에서 내려온 질문에는 대답을 했는데
추운 날씨에도 옷을 챙겨 입고서
위에서 내려온 질문에는 대답을 했는데
바쁜 생활에도 시간을 쪼개 가면서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추운 날씨에도 대답을 들으러
대답을 못 들은 사람들이 길 위에 나와 있네

험한 날씨에도 질문을 던지러

글 / 사진 출처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2, 서정민갑의 수요뮤직, 《민중의 소리》 (2018.12.12) 중 일부


▶기사·동영상 링크|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Kcnw1mwsV8
-민중의소리 '서정민갑의 수요뮤직' http://www.vop.co.kr/A00001361946.html

2019년 9월 9일 월요일

새날 3946회 엔딩곡 《격문》

출처 : 노동자연대

2019년 9월 8일 팟빵에 올라온 팟캐스트 《새날 (새가 날아든다)》 3946회 엔딩곡은 윤석민 작사·곡, 서동요 노래의 민중가요 '격문(文)'이다. 해당 에피소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듣고 엔딩곡의 가사를 음미해 보라. 

격문(文)

조선일보 서정주 박정희까지
일본놈의 충성스런 앞잡이일 때
동상 걸린 손가락을 잘라내가며
해방을 위해 싸웠던건 백성들이다

학살원흉 전두환과 그 똘마니들
5공 6공의 부귀영화 대물림 할 때
잡혀가고 죽어가고 고문 당하며
민주를 위해 싸웠던 건 국민들이다

친일과 친미로 배불리는 매국노들
여의도에 또아리 틀고
갈수록 적반하장 후안무치 지랄염병
국민들 피눈물을 짜는구나

더 이상 못참아 국민이 나서자
우리의 힘으로 모두 갈아엎자
3.1정신으로 5월의 노래로
6월 함성으로 역사를 만들자

국민의 힘으로~!!!




2019년 9월 8일 일요일

이동형TV 긴급라이브 "검사와 판사가 공직자를 임명한다 ?!"

YouTube | 《이동형 TV》 [긴급라이브!] 조국, 이재명의 운명은?! (feat.박지훈 변호사) 2019.09.06

2019년 9월 6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긴급라이브가 올라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2심 300만원 벌금형 선고'를 다뤘다. 

이동형 작가와 박지훈 변호사가 출연한 긴급라이브는 '조국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공세의 불합리성과 검찰 포렌식자료 등장의 문제점, 검찰의 무리한 정치적 수사를 지적했고, '이재명 지사 2심 벌금형 선고'는 판결의 법리, 양형, 형벌의 형평성 등 유죄판결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YouTube | 《이동형 TV》 [긴급라이브!] 조국, 이재명의 운명은?! (feat.박지훈 변호사) 2019.09.06

조국의 운명은 검찰 손에 달렸다?! 그게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나는 거에요!

이동형: ...다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조국의 운명은 검찰 손에 달렸다...

박지훈: 그래요...

이동형: 그게 내...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나는 거에요. 인사권이 누구한테 있습니까? 인사권은 대통령한테 있는 거에요. 그리고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한 뒤에 법률적으로 정해진 건 청문회고, 청문회의 권리는 누구한테 있냐? 국회한테 있는 거에요.

박지훈: 그렇죠.

이동형: 그런데 대통령이 임명하고 청문회에서 들여다 보겠다, 여야가 합의를 했는데... 그날 대대적으로 압수수색 들어갔습니다, 검찰이! 그리고 기자간담회 했는데 그날 또 한번 압수수색 들어갔어요. 이건 뭐냐면 우리들이 임명하겠다는 거야, 검찰이.

박지훈: 맞아요. 네.

이동형: 굉장히 월권입니다, 월권! 

-----(중 략)-----

이동형: ...그래서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저는 강력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겠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박지훈: 저는 파면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이동형: 아, 그래서 강력히 경고를 하고 그래도 말을 안 쳐들으면...

박지훈: 파면해야죠!

이동형: 인사권을 휘둘러야지! 왜 가만히 당하고 있습니까? 이러니까... 우리 만만하게... 이게... 너무 나이브(naive)하게 하면 안돼요.

박지훈: 그렇게 하면 또 당해요... 사실.

이동형: 그렇습니다.

박지훈: 안됩니다.

YouTube | 《이동형 TV》 [긴급라이브!] 조국, 이재명의 운명은?! (feat.박지훈 변호사) 2019.09.06

검사와 판사가 공직자를 임명한다?!

박지훈: ...우리 이작가가 최초에 그 얘기했잖아요? 검사가 공직자 임명한다...

이동형: 예...

박지훈: 마찬가지에요.

이동형: 판사가 임명해?

박지훈: 판사가 공직자 임명하고 대가리 날립니다... 이래선 안되는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1심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보고 이 사람을 경기도지사에서 떨어뜨릴 수 있는 명확한 이유를 저가 찾아내 가지고, 그래도 내가 정말 이 사람을 떨어뜨려야 된다... 그게 아니라면 1심판결 취지대로 가든지 아니면 90만원, 80만원 해 가지고 지사직을 해줘야 돼요. 왜냐하면 경기도는 우리가 뽑은 거란 말야. 니가 선고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동형: 자, 제가 말씀 드렸듯이 이번 국회에서...

박지훈: 없다니까요.

이동형: ...당선자 중에 제가 아까 열댓 명 불러줬잖아요? 단 한 명도 처벌 받은 사람이 없어요... 이거 가지고. 다 무죄, 선고유예, 80, 70, 80이야.

박지훈: 아, 그러면 직권남용죄... 그거를 유죄로 하든가... 첨부터.

이동형: 그렇지. 오히려 그걸 직권남용하면... 쓰읍... '어, 그래'...

박지훈: 논리적으로 안맞다니까요. 그걸, 그게 유죄가 아니라면 그걸 갖고 공표했던 게 허위사실이 되는 게 말이 안맞지 않나요?

이동형: 그래요...자...

박지훈: 이해가 안됩니다.

이동형: 안타깝습니다.

-----(중 략)-----

이동형: 야... 보십시오. 우리 운명이... 어릴 때부터 천재라고 박수 받고 공부만 했던 그 공부벌레들한테... 사회경험도 잘 없고... 지금 판사, 검사 누가 합니까? 사법연수원 중에 제일 잘하는 애들이 가는 거에요. 어... 그런... 인생경험 잘 없고... 그런 애들한테... 우병우 같은 애들한테 우리 인생을 맡겨야 되느냐 말이야. 맞느냐 말이야...그게...? 그러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판결하고 또 수사도 제대로 해줘야 되는데... 정치 할라고 그러고 말이야... 판사 성향에 따라서 무죄가 유죄되고 유죄가 무죄되고...

박지훈: 이게 복불복이 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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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공장 김호창 씨 인터뷰

2019년 9월 4일(수) 뉴스공장 LIVE에 20년차 입시전문가 김호창 대표라는 일반인이 출연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학생생활기록부를 유출해 영어 내신성적을 문제삼은 일과 관련해 출연한 김호창 대표는 "지난번 출연 이후 뉴스공장 재출연을 포함한 모든 언론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있어선 안될 일이 어제 일어났다. 예를 들면 신형무기로 조준 사격하는 군인이 오발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신형무기를 아는 사람이 몇 없고 그 사람들이 침묵하면 더 많은 조준사격이 계속 될 거 같다." 라고 말하면서  출연 동기를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김대표가 김어준 앵커와 인터뷰에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조국 인사청문회 정국을 대하는 대한민국 원내정당들의 태도와 학생생활기록부 유출의 불법성, 사회적 문제의식이었다.


민주당은 무서워하고, 자한당은 즐기고,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은 그냥 침묵하고

인터뷰하는 김어준 앵커(왼쪽)와 김호창 대표 (TBS 뉴스공장 LIVE 2019년 9월 4일 방송분)

김호창: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은 사실 좀 많이 무서웠던 거 같고, '이게 혹시나 부정이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고, 자한당은 정말 많이 즐겼던 거 같아요. 그걸 이냥 그...

김어준: 보시기에...?

김호창: 예, 예... 그런거죠. 그냥 계속 이렇게 놔두면 계속 기사는 쏟... 가짜기사는 계속 쏟아져 나오고 그러는 거죠. 뭐 정의당이나 아니면 바른미래당 같은 경우는 그냥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게...

김어준: 쓰으읍~하아~ 알겠습니다.


집에 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감시하면 아마 국회의원직 그만두고 이민 가실 겁니다

20년차 입시전문가로 소개된 김호창 씨 (TBS 뉴스공장 LIVE 2019년 9월 4일 방송분)

김호창: 사실은 제가 나온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그러니까 뭐냐하면 이 학생의 생기부(생활기록부)가 공개가 되고 그리고나서... 어... 이게 공익의 목적으로...뭐 이렇게 되었다라고...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이게 공익일까...과연 그 학생의 성적이 과연 어떤 부분들에서...그, 그... 법무부장관을 임명하는데 연관성이 있는가라는 부분들이 대단히 많이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제가 한번 생각해 봤어요. 그러면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 하는가 안하는가를 감시하고 그 결과를 이야기하는 건 공익이에요. 

김어준: 네...

김호창: 그죠? 그러면 제가 보기에 그 의원집에 CCTV를 설치해야 돼요. 

김어준: 흐흐....

김호창: 그죠? 그래서 24시간 감시를 하고...

김어준: 하하하....

김호창: 그리고나서 그 사람이 밤에 뭘 하는가 이런 걸 보고...그리고나서 뭐 고추가 작네... 어...제가 이걸...이런 용어를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김어준: 흐흐... 그러면 안돼요.

김호창: 어... 안돼죠? 그런데 이런 거까지 이야기하면... 

김어준: 흐흐...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되고... 네...

김호창: 예... 그 분은 아마 바로 그날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이민을 가실 겁니다. 한번 정말 생각해 봐야 될 문젠 게... 이럴 수 없어요. 왜냐하면... 

김어준: 금요일날 낚시를 떠났어, 그러면서...  

김호창: 하아... 

김어준: 정책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김호창: 예, 예... 이럴 수 없어요. 왜냐하면 생기부(생활기록부)라는 게 어떤 거냐하면... 거기에는 그 부모의 정보가 들어가 있구요, 그리구 그 선생님이 그 애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들어가 있구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 그 친구와 어떻게 지내느냐가 들어가 있구, 동아리를 어떻게 했느냐가 들어가 있구 그 애의 모든 게 들어 있어요. 아까... 그... 김어준 씨도 웃었지만, 웃을 일이 아닙니다. 

김어준: 제가 기억하는 생활기록부는 한칸이거든요, 저는 그 시절에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요즘은 그게 칸이 많아요?

김호창: 그럼요. 다 들어가 있습니다. 

김어준: 몇 페이지 돼요?  

김호창: 예, 예. 아까 제가 뭐... 그...그런 말 쓰면 안된다고 그랬는데, 그런 말 쓰면 안되는 일이 일어난 거에요. 무슨 얘기냐하면 20페이지, 30페이지 넘어가는 학생들도 있어요... 

김어준: 아, 그래요?

김호창: 예, 예. 

김어준: 생활기록부가 20페이지, 30페이지...?

김호창: 그 아이의 모든 게 다 들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종합평가가 들어가 있습니다. 

김어준: 어 어...

김호창: 근데 이걸 공개했다라는 건... 어...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거고... 

김어준: 한 사람의 사생활 전체를 공개하는 거 아니에요, 학창시절을...?

김호창: 네, 네. 전체를 다 공개하는 거고...

김어준: 저에 대해서 20페이지, 30페이지 안 나올 거 같은데...?

김호창: 하하...

김어준: 하여튼 3년 동안 생활했던 것을 20페이지, 30페이지 적을 정도로 완전하게... 그... 한 사람의 성적과 사생활이 다 들어가 있는데... 학창시절에...? 그걸 막 공개한다... 야...

김호창: 이건 매우 불법적인 일이구요... 대한민국에서 있어서는 안됩니다. 더더군다나... 아... 이, 이런 문제들에 대한 부분들을 사람들이 둔감하거나 이러면 안되죠. 

김어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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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7일 토요일

한국축구 대표팀 조지아 평가전 그리고…

(※ 2019년 9월 6일에 쓴 글입니다.)
화가 나고 답답한 하루였다.

지난 한 달 동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보도가 170만 건이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세월호침몰' 사건은 24만 건, '최순실국정농단' 사건은 11만 건이라고 한다. 언론의 이러한 조국 의혹보도 광풍(狂風)은 자유한국당 공세와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검찰의 수상한 정치적 개입이 더해져 미디어에서 우리사회 가장 큰 정치현안이 되었다. 한반도 평화와 북미회담, 우리의 식민지역사문제와 일본의 경제침략전쟁, 자주적 외교노선을 위한 남방외교정책 등 한국사회의 다른 중요 현안은 이슈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공동취재사진)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문재인 정부초기, '최순실국정농단', '양승태사법농단', '군기무사내란음모'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의 관련자들을 샅샅이 수사해 응분의 처벌을 신속히 하고 '이명박근혜정권'시절 권력에 아부하던 언론부역자들을 솎아내고 언론방송환경을 정화하며 개혁적 인사로 사회전반에 걸친 과감한 개혁정책을 펼쳤다면 오늘날 민주개혁세력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런 현실이 벌어졌을까?

《PIXABAY》

무능한 정치판과 언론의 저질행태에 답답해진 속을 스포츠라도 좀 시원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약간의 기대가 있었지만 어젯밤(5일) 축구대표팀 벤투호는 엉망진창 경기를 치렀다.

3-5-2 포메이션과 백승호, 이강인의 선발 출전은 칭찬하고 환영할만한 일이었지만 선수의 기용과 역할에는 의문이 생겼다. 중원을 유기적 플레이로 장악해야 할 미드필더 5명 중 한 명의 선수로 수비수 김진수를 세우는 게 최선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권창훈을 최전방이나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공간을 살펴 공을 콘트롤 하고 패스를 뿌려줘야 할 중앙 미드필더로 쓰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손흥민과 투톱 조합을 이루는 최전방 한 자리는 주전공격수 황의조나 요즘 중국리그에서 대활약 중이라는 김신욱이 아니라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정협에게 맡겼다. (이번 대표팀 선발명단에서 이정협은 현재 경기력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전문가의 평이 많았다.) 결국 벤투호는 졸전에 졸전을 거듭한 끝에 경기 결과 2대 2로 겨우 패전을 모면했다.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르기 하루 전인 9월 4일 기자회견하는 벤투 감독

나는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으로서 벤투의 능력과 역량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엉망진창 경기력보다는 축구전문 유튜브채널들에 달린 댓글 때문에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선수기용과 전술에 반복적인 문제가 드러나는데도 벤투 비판을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라고 '이제는 선수구성과 전술을 바꿔도 문제냐'는 식으로 힐난하며 벤투를 무조건 옹호·두둔하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2019년 6월 18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진행된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협약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

오후엔 씁쓸한 소식이 하나 더 들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검찰의 항소심 재판에서 300만원 벌금형 선고를 받으며 1심 무죄판결이 뒤집혔다. 애초에 검·경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라고 말이 많았던 재판이었고 1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아 무난한 재판과정을 예상했는데 전혀 뜻밖의 일이었다.

나는 이재명 도지사를 차기 대통령선거에 도전하는 유력정치인 중에 가장 개혁적인 인물로 꼽는다. 이지사의 정치머슴론과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철학, 19대 대선에서 발표했던 토지보유세 신설과 기본소득 공약, 청년배당·공공건설 원가공개·닥터헬기사업·지방화폐 활성화·계곡유원지 불법시설물 철거 등의 성남시와 경기도 개혁정책들을 생각해 보라. 그런데 이런 좋은 정치인이 자꾸 이렇게 호된 시련을 겪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늘 모르는 택배를 하나 받았다. 작은 매형이 몰래선물로 보내준 오메기떡인데, 답답한 세상을 바라보는 내 가난한 삶에 큰 위로와 힘이 돼준다.

P.S. 정의롭고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8836.html
-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90904173400007
- 청년의사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9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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