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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
사내는 마음이 안 좋다. 어제 그의 누나가 사내 집에 왔다. 늘 가난과 불안 속에 시달리는 사내한테는 혈육의 방문조차 부담스런 일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없던 계획이 생겨서 익숙한 일상이 깨진다는 건 나약하기 이를 데 없는 그가 책임지고 떠안아야 될 일이 새롭게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사내는 오늘도 누나가 다녀간 일을 곱씹는다. 감당치도 못할 말을 너무 쉽게 내뱉은 건 아닌지... 같잖게 씩씩한 척을 한 건 아닌지... 차라리 더 솔직하게 뻔뻔해질 것을... 결국 서로 답답하고 괴로운 처지만 확인했던 거 같다. 사내는 후회도 되고 자책도 된다.
사내는 불편한 마음을 자꾸만 괴롭히다가 새로 산 구만 원짜리 운동화에 아까운 흠집을 내고 말았다. '젠장, 되는 일이 없구만!' 사내는 또 마음을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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