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목록

2020년 2월 20일 목요일

불편한 마음

【출처】 PIXABAY

사내는 마음이 안 좋다. 어제 그의 누나가 사내 집에 왔다. 늘 가난과 불안 속에 시달리는 사내한테는 혈육의 방문조차 부담스런 일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없던 계획이 생겨서 익숙한 일상이 깨진다는 건 나약하기 이를 데 없는 그가 책임지고 떠안아야 될 일이 새롭게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사내는 오늘도 누나가 다녀간 일을 곱씹는다. 감당치도 못할 말을 너무 쉽게 내뱉은 건 아닌지... 같잖게 씩씩한 척을 한 건 아닌지... 차라리 더 솔직하게 뻔뻔해질 것을... 결국 서로 답답하고 괴로운 처지만 확인했던 거 같다. 사내는 후회도 되고 자책도 된다.

사내는 불편한 마음을 자꾸만 괴롭히다가 새로 산 구만 원짜리 운동화에 아까운 흠집을 내고 말았다. '젠장, 되는 일이 없구만!' 사내는 또 마음을 괴롭힌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추천 게시글

영화 《광해》:이병헌이 보여준 정치리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를 다시 보면서 지금 우리 사회를 저런 정치리더가 이끌고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월이의 슬픈 가족사연을 듣는 하선 사월 : 소인의 아비는 산골 소작농이었사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